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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인생의 반을 돌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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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회토로 덮인 제주 섬의 토지는 척박하기 그지없었다. 토양 자체가 산성인데다 찰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뜬 땅에 자갈밭이 대부분이어서 풍족한 생산물을 기대할 수 없었다.
비가 제법 많이 오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밭은 늘 메말랐다. 섬 전체가 화산폭발로 인한 용암지대여서 비가 오는 족족 물이 빠져버려 고일 틈이 없을 뿐 아니라, 그 위를 얇게 덮고 있는 화산회토는 비가 그치자마자 곧 마르기 시작하여 이윽고는 부스스하게 떠버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나마 해초 따위의 퇴비를 쉽게 섞어 쓸 수 있는 해안지대를 빼고는 이어갈이, 곧 연작이 불가능했다. 더구나 중산간 지대에는 지역에 따라서 한 번 수확하고 1년 땅을 쉬게 하는 1작 휴한, 또는 2작 휴한, 3작 휴한을 해야 했고, 화전지대에서는 한번 경작한 밭은 오륙년은 쉬게 해야 할 정도로 지력회복이 늦었다. 밭을 쉬게 하는 일을 ‘쉬돌림’이라고 한다. 이 쉬돌림 동안에는 소와 말을 몰아넣어 오줌과 똥을 받아 땅기운을 높여 기름지게 했다. 이 일을 두고 제주사람들은 ‘바령’이라고 했다.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집치레는 하지 말고 밭치레를 하라”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아무리 좁은 밭이라도 그만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주 섬의 밭들은 경작 시기는 물론이고, 땅을 쉬게 하는 동안에도 사람들의 일손을 타야했다. 항상 밭을 밟아주어 흙에 물기를 머금게 하고, 호미로 자갈을 걷어내면서 김매기를 하고, 퇴비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제주사람들은 인생의 반 이상을 밭에서 살며 일을 해야 했던 것이다.
더불어 일손은 늘 모자랄 수밖에 없었고,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게을러서는 생존의 위기가 닥칠 것이므로 도민 모두가 일터로 나갔다. 제주인의 근면성과 자립성은 억척스런 생활환경을 개척해 나가는 가운데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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